내 오래된 사진기를 바라보며...
독락[獨樂]
기타
9
3,291
2005.10.11 14:31
어쩌면...
내게 있어 사진이란 존재가 부담스럽게 작용하기 시작한 시점은...
그 도구가... 사진기에서 카메라가 되면서 부터가 아닌가 한다.
공셔터 누르는것만으로도... 그 허무한 공셔터 소리만을도 뿌듯했던 시절...
꼬깃 꼬깃 모은돈으로 필름 한통사서 카메라에 꽂아 놓으면... 24발짜리 단발 권총이지만... 세상 어느것도 부럽지 않던 시절...
한방 실수하면 큰일이라도 나는양,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... 그렇게 숨죽이고 아껴 아껴 24장을 다 찍고나서...
또 그렇게 돈을 모아 인화를 맡기고 돌아올때의 그 설레임...
인화 나올날은 아직 남았건만... 학교 돌아오는 길 모퉁이에 서 있던 인화대행점에 매일 들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묻고 또 묻고....
그러다 환하게 웃으며 건내주시는 그 빨간색 아그파 봉투를 가슴에 품고 돌아오는 길은 얼마나 행복했던지...
24장중에... 어쩌다 한장이라도 안타까운 사진이 들어 있으면... 어찌나 속상하고 안타깝던지...
내게 사진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.
10년이란 시간동안... 내 나이보다 많은 카메라와 랜즈를 만저보고, 또 떠나보내며... 과연 그토록 내가 찾으려 했던건 무엇인지...
디지털이란 첨단의 장비를 선호하면서... 정작 내가 담아내고자 했던... 내게 기쁨을 주었던 대상은 그만큼의 값어치에 비례하여 커졌는지...
오늘 문득 오래된 내 카메라를 닦아내며...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러운 나를 봅니다.
인간의 깨우침이 문명의 발달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듯이...
좋은 사진 한장을 얻고자 힘겹게 걷는 이 길에는... 그 어떤 도구도... 그 어떤 지름길도 없는지 모르겠습니다.
그냥 눈을 감고 가슴속에 담아내고픈 사진 하나...
그 한장의 사진을 얻기 위한 가장 훌륭한 도구는...
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"열정"이란 장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.
獨樂...
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를 최상의 작품으로 맹그시길...^^;;
나두 사진찍는게 좋을때가 있었는데~ 히히히
대학교 사진 수업 그때 뿐이였지만~
그래두 그 시간 만큼은 A+이였다우~^^